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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est

수원목장의 혈투 -- 200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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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발생한 수원과 울산의 난투극은 심판과 선수, 감독 그리고 관중들이 함께 연출한 이른바 '수원목장의 혈투'였다. 서부영화 'OK목장의 결투'와 비교해 볼 때,  하나도 다를바 없는  명분없는 싸움, 즉 과도한 신경전이 빚은 난투극에 불과했지만 흥행면에서 본다면 1회 상영으로 끝난 영화치고는 대단한 성공이었다. 소위 말하는 '1면'을 싹쓸이 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승엽의 54호 홈런으로 인해 'TOP'으로 자리매김 하는데는 다소 실패한 부분이 있지만, 그러나 그 파급효과로 볼 때는 분명 '흥행소박' 이상이었다.

<발단>


흑백사진의 주인공 수원 삼성의 뚜따와 울산 현대의 조세권(오른쪽)의 치열한 몸싸움은 이날 사태의 최초 발단으로 평가된다. 물론 위에 소개된 사진은 사건발생 바로 그 순간을 의미하는건 아니다. 다만 두 선수가 사태의 핵심이었음을 강조하는 것에 불과하다.

사건의 시작은 울산 현대가 2-1로 앞서고 있던 후반 40분 경에 발생했다. 이날 주심을 보았던 박종규씨는, 울산의 조세권이 수원 삼성의 뚜따를 페널티지역에서 거친수비 내지는 공격방해에 의한 파울 즉 페널티킥을 선언한 것. 박주심의 소견에 따르면 "조세권이 뒤에서 뚜따를 낚아챘다"는 것이다.


그러나 울산 현대의 선수들은 "이는 명백한 오심이었다"며 판정에 항의, 그라운드 밖으로 철수하지만, 김정남감독의 설득으로 선수들은 다시 경기를 위해 그라운드 안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선수들이 그라운드 밖으로 철수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순간, 가뜩이나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있는 울산 현대선수들에게 자극을 주는 장면이 목격되고 있었다. 주인공은 뚜따였다.


아무도 없는 골대 안으로 공을 차넣어 페널티킥을 성공시켰지만, 울산의 그라운드 복귀로 뚜따와 서동명의 대결은 다시 성사됐다.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뚜따의 정확한 슛으로 공은 골대 왼쪽에 꽂히며 골인, 승부는 2-2 동점이 되고 만다.


2-2 동점이 된 상황에서 수원의 뚜따가 공을 집어 센터써클로 가져오고 있던 중, 뚜따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지만 신경이 곤두서있던 양 팀의 두 선수, 즉 수원의 에니오와 울산의 현영민이 서로 밀치는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아뿔사!

<전개 1>

난투극의 양상은 이 순간부터 상당히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울산 현영민과 수원 에니오의 감정싸움이 다시 현영민과 뚜따(오른쪽)의 신경전으로 이어졌고...

단 1초도 안되는 사이, 싸움은 다시 수원 에니오(왼쪽에서 세번째)와 또 다른 울산의 한 선수의 감정싸움으로 발전되고 있었다. 또 다른 선수란, 꽤 노장이었다.

울산 현대의  '백전노장' 김현석(가운데)이었다. 팀의 최고참 선수로서 후배들의 싸움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지, 아니면 의혈심이 넘쳤던지 결국 새우싸움에 고래까지 합세하는 힘겨운 상황으로 전개됐다.

그나마 이런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사태를 원만하게 수습하려는 의지를 가진 선수가 있었는데...그는 다름아닌 일본인 애인을 피앙새로 맞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예비신랑' 최성용(오른쪽)이었다.

최성용은 동료인 에니오와 김현석 선배의 몸싸움을 말리는 것을 비롯 울산 현대의 '골리앗' 서동명의 진출까지 애써 말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여기서, 눈여겨 볼 한 사람이 있다. 다름아닌 사진 제일 왼쪽에 위치한 박종규 주심의 행동이다. 적극적(?)으로 싸움을 말리면서도 직업상 어쩔 수 없는 또 다른 한가지를 준비하고 있는 표정이 목격됐는데...

수원 최성용이 흥분한 팀코치를 그라운드 밖으로 나갈것을 부탁하고 있는 중에도 수원 에니오와 울산 현대 선수들의 감정전은 계속되고 있었고, 이를 유심히 살피던 박종규 주심은 급기야 빨간색 카드를 꺼내고 만다.

결국  수원 에니오는 감정싸움을 유발시켰다는 이유로  퇴장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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