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복음화 활동 적극 장려하라
웹상에서 인맥 형성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인기
교회 복음화 도구로 각광
현대인, 인터넷에서 인간적 관계 형성 원해
영적 목마름 채워줄 신자 간 교류 지원 필요
청년들과 소통 이끌어 사목적 방향 설정해야
가톨릭 신자인 직장인 황동균(종삼 요한·28)씨는 매일 아침 스마트폰으로 트위터(Twitter)에
접속, 지난밤 자신이 팔로잉(Following·상대의 트윗을 구독)하는 트위터 친구들이 남긴 이야기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출퇴근하는 버스 안에서도, 여가시간에도 틈만 나면 트윗(Tweet)을 하는 황씨는 신앙생활 또한 게을리 하지 않는다.
미사 시간에는 늘 스마트폰으로 ‘매일 미사’, ‘가톨릭 성가’ 등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전례에 참여한다. 레지오 주회합과 개인
기도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다. 집에 돌아온 후에도 트위터를 통해 사제, 수도자, 신자들과의 만남의 장인 ‘가톨릭
동호회’에서 신앙 대화와 일상 대화를 나누고서야 잠자리에 든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의 활성화와 스마트폰(Smart
Phone·휴대전화에 인터넷 통신, 정보검색 등 컴퓨터 지원 기능을 추가한 지능형 단말기)의 보급으로 신앙생활 형태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만 170만 명의 가입자를 기록하는 등 사회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140자 단문 소통수단
‘트위터’는 교회 안에서도 새로운 복음화 도구이자 교회 내 소통 매체로 각광받고 있다. 스마트폰용 가톨릭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목적에 따른 전용 프로그램) 개발이 꾸준히 늘어감에 따라 신앙생활의 필수매체로 자리매김 중이다.
신앙생활 속으로도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SNS와 스마트폰, 현재 신자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며, 교회는 이에 대해 어떠한 사목방안을 실현해야할지 짚어본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이른바 ‘소통 부재’의 한국사회에 그야말로 ‘혁명’을 가져왔다. 웹상에서 친구나
동료, 선후배 등과의 인맥 관계를 강화시키고 새로운 인맥을 형성하는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 서비스인 SNS는 인터넷에서 개인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하고,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1인 미디어·커뮤니티이다. 계층·학력·세대를 가로지르는 대화와 토론의 장이 열린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통해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벽을 허물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SNS로 페이스북(Facebook), 트위터 등을 꼽을 수 있으며, 국내에서도 싸이월드, 미투데이 등이 사랑받고 있다.
이 중 트위터는 짧은 글(트윗·Tweet)로 대화를 주고받거나 친구를 맺을 수 있어 최근 열풍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파급력이 있는 정치인이나 연예인, 기업인 등이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면서 소통을 확대하는 추세다.
SNS로 접속한 교회
{{img2}}SNS는 탈권위주의적이고 수평적인 구조 때문에 그 사용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교회도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교회의를 비롯한 수원·부산·춘천교구 등이 트위터 계정을 개설해 활동하고 있으며, 일부 사제들은 신앙상담, 비신자
대상 선교 도구로서 트위터를 활용한다. 한 평신도가 개설한 한국트위터모임 ‘가톨릭 동호회’(http://bitly/dCVYT7)는
사제, 수도자, 평신도를 아우르는 1100여 명의 가입자들이 신앙·일상대화의 장으로 활용된다.
트위터를 통해 신자들과 복음나누기, 신앙상담 등을 하고 있는 차풍 신부(의정부교구 제5·6지구 청소년사목 전담 겸
청소년사목국 차장)는 “트위터는 일반 블로그나 카페, 홈페이지 등의 기능을 단순화하면서 쌍방향 소통의 기능을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쌍방향 의사소통의 기회가 시스템적으로 보장되어 있기에 좋은 사목적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전용 가톨릭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두드러진다. 주교회의, 서울대교구 등에서 개발한 교회 관련 애플리케이션은
▲매일미사 ▲가톨릭 성가 ▲가톨릭 주소록 ▲굿뉴스타임즈 ▲레지오마리애 교본 ▲서울주보 ▲말씀사탕 등 다양하다. 일부는 아이폰(애플
사(社) 개발 휴대전화 단말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긴 하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신자들에게 유용한 프로그램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스마트폰 사용자인 김수현(세라피나·23·원주 원동본당)씨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톨릭 성경, 가톨릭 성가, 매일미사 등
가톨릭 애플리케이션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며, “생활성가나 교회잡지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는 프로그램도 개발됐으면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트위터는 기부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리트윗(Retweet, RT)’ 기능이 대표적이다. 최근 기업들이
자신들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들어오는 응원메시지 수만큼 기부금을 모으는 방식으로 저소득층 아동이나 아프리카 기아 난민 등을 돕는
창구를 여는 붐을 일으키고 있다. 교회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이동익 신부가 최근 트위터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자선병원 운영기금 모금을 홍보하는 ‘일만 원의 행복당’(http://bit.ly/c0L3cl) 모임을 개설한 것도
화제였다. 이제 사랑나눔 바이러스는 SNS를 통해서도 일파만파 퍼지는 중이다.
복음화에 적극 이용
그렇다면 교회가 앞으로 SNS와 스마트폰을 통해 모색해 나가야 할 사목적 활용 방안은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무엇보다 SNS의 태생적 성격을 고려해, 이곳에서 일어나는 교회 구성원의 자발적·자연발생적인 복음화 활동을 적극 격려·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대교구 전산홍보실 부실장 최양호 신부는 “스마트폰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즉시 접속 가능하다는 것은 신자들이
언제든지 교회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특히 SNS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교회는 ‘일방적 정보 전달’에서 ‘상호
대화 중심’으로 변화하는 인터넷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신부는 또 “스마트폰 전용 가톨릭 애플리케이션과 트위터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난 ‘가톨릭 동호회’를 본다면, 스마트폰과 SNS를 통한 복음화는 영적으로 목마른 신자들과 그들 서로 간 교류에 더욱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대교구 문화홍보실장 정태우 신부는 “SNS는 바쁜 생활에 쫓기는 현대인들이 인터넷 환경에서도 인간적·전인적 관계
형성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싶다는 요구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생한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신부는 이어
“SNS 내에서는 교회 구성원 누구든지 신앙공동체를 형성해 복음적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사목적으로 걸 수 있는
기대”라며, “자칫 왜곡된 교리나 교회 소식이 전해지지 않도록 핵심 팔로어들이 공동체를 형성할 필요가 있겠지만, 멀리 내다본다면
자발적·자연발생적인 SNS를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층 사용자가 많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들과의 소통을 통해 점점 멀어지고 있는 청년들을 다시 교회로 인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한국트위터모임 가톨릭 동호회 개설자 박문규(요한·38·수원 지동본당)씨는 “교회는 이 시대 트렌드를 좇아 젊은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SNS를 통해 많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목적
방향 설정에 활용한다면 이 시대 교회가 나아가야 할 비전 제시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심어린 소통과 영적 갈증을 느끼는 교회 구성원들의 바람 속에 SNS와 스마트폰이 진정성을 지닌 직접 소통 창구이자 복음화의 도구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